
팝칼럼니스트 홍경선 [팝송! 알고 부릅시다] Pinocchio by Daniele Vidal
7월의 끝자락, 대한민국은 용광로 위에 놓인 듯 타들어간다. 아스팔트는 불길처럼 들끓고, 땀은 숨쉴 틈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이 계절도 결국 지나간다는 것을. 여전히 우리나라에는 뚜렷한 사계절이 있으며, 그다음은 가을이 바통을 이어받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 가을을 미리 상상하며 한 곡의 샹송을 꺼내 본다. 바로 다니엘 비달(Danièle Vidal)의 ‘Pinocchio’다.
이 노래를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계절을 앞서 생각하게 만드는 노래이기 때문이다. ‘Pinocchio’는 가을을 의인화한 가을 신사에게 말을 거는, 어딘가 동화적인 상상력이 담긴 곡이다. 가사 속에서 피노키오가 전하는 건 계절과 잘 지내고 싶은 소박한 바람이다. 이 단순한 이야기가 가을의 낭만과 맞닿아 마음을 간질인다.
둘째, 가수 다니엘 비달이라는 존재 때문이다. 비달은 1952년 모로코에서 태어나 모델로 활동하다 음악의 길로 들어선 프랑스 가수다. 프랑스 음악 박람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후 일본 프로듀서의 눈에 띄어 일본에서 데뷔했고, 그곳에서 샹송 붐을 일으킨 주역이 되었다. 일본에서 발매한 음반들은 지금도 수집가들 사이에서 회자되며, 그녀는 일본 대중음악사 속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나는 어린 시절, 우연히 접한 다니엘 비달의 무대에서 묘한 전율을 느꼈다. 첫인상은 단 한마디로 요약된다. ‘독특한 매력’. 삐죽빼죽한 샤기컷은 지적인 기운을 품으면서도 어딘가 시크한 자유로움을 풍겼다. 그 헤어스타일과 음색이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한 번 들으면 벗어날 수 없는 마력을 지녔다. 그 시절의 나는 그 스타일이 단순한 유행 정도로만 여겼지만, 시간이 지나 되돌아보니 그것은 단순한 머리 모양이 아니었다. 세련됨의 상징, 시대를 앞서간 감각이었다.
더 흥미로운 건, 지금 내가 좋아하는 친구의 헤어스타일이 놀랍도록 그녀와 닮아 있다는 사실이다. 그 친구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1970년대의 다니엘 비달이 눈앞에 되살아난 듯 한 착각이 든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이어진 그 이미지, 그리고 그 안에서 나만 느끼는 특별한 향수. 그것은 단순한 닮음이 아니라, 나를 과거로 이끄는 비밀스러운 문 같다.
‘Pinocchio’는 프랑스어 특유의 부드러운 발음과 재즈 풍의 멜로디가 어우러진 샹송의 매력을 잘 보여준다. 피노키오라는 어린 왕자 같은 캐릭터가 계절에게 속삭이는 가사, 그 속에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순수함과 동경이 담겨 있다. 그 시절 샹송은 단순한 음악을 넘어, 문화적 세련됨과 감성의 대명사였다. 그리고 이 곡은 그 시절의 공기를 지금까지도 고스란히 전해준다.
혹시 여름이 너무 길어 지치고, 가을을 기다리는 마음이 간절하다면 오늘 이 노래를 들어보자. 다니엘 비달의 맑고 담백한 목소리가 한여름의 열기를 잠시 식혀줄지도 모른다. 음악은 때때로 계절을 앞당기는 힘을 가지니까.
Monsieur, monsieur, l'automne
므씨유 므씨유 로똔
Je suis un peu triste
쥬 쉬 졍 쁘 트리스트
Mon coeur en frissonne
몽 쾌 헝 흐 프리손느
Dites-moi monsieur l'automne
디트 므와 므씨유 로똔
Je suis un peu triste
쥬 쉬 졍 쁘 트리스트
C'est pourquoi j'insiste
세 뿌꽈 졍씨스뜨
Dites-moi monsieur l'automne
디트 므와 므씨유 로똔
Sous les feuilles vagabondes
쑤 레 흐 페이 바가봉드
Un petit, Petit, petit, petit, petit Pinocchio
앙 쁘띠 쁘띠 쁘띠 쁘띠 쁘띠 삐노끼오
Désa, désa, désa, désarticulé
데자 데자 데자 데자 띠꿀레
Un pied, un pied, un pied, un pied tout en haut
앙삐에 앙삐에 앙삐에 앙삐에 뚜 똥 오
Et la tête recollée
엘 라 떼뜨 흐꼴레
<반복>
Mais c'est fantastique
메 쎄 ㅎ펑타스띠끄
Et dites-moi puisque
에 디뜨 므와 쁴스끄
Vous êtes monsieur l'automne
부 제뜨 므씨유 로똔
Tout cela m'étonne
뚜 쓸라 메똔느
Je voudrais vous suivre
쥬 부드레 부 쉬브르
Parmi vos feuilles de cuivre
빠흐미 보 페이 드 뀌브르
J'aimerais tellement vivre
제므레 뗄멍 비브르
Comme un petit,Petit,petit,petit, petit Pinocchio
꼼므 앙쁘띠 쁘띠 쁘띠 쁘띠 쁘띠 삐노끼오
Désa, désa, désa, désarticulé
데자 데자 데자 데자 띠꿀레
Un pied, un pied, un pied, un pied tout en haut
앙삐에 앙삐에 앙삐에 앙삐에 뚜 똥 오
Et la tête recollée
엘 라 떼뜨 흐꼴레
Un petit, Petit, petit, petit, petit Pinocchio
앙 쁘띠 쁘띠 쁘띠 쁘띠 쁘띠 삐노끼오
Désa, désa, désa, désarticulé
데자 데자 데자 데자 띠꿀레
Un pied, un pied, un pied, un pied tout en haut
앙삐에 앙삐에 앙삐에 앙삐에 뚜 똥 오
Et la tête recollée
엘 라 떼뜨 흐꼴레
Et monsieur l'automne
에 므씨유 로똔느
Soudain déboutonne
쑤뎅 데부똔느
Son gilet de velours gris
쏭 질레 드 블-로 그리
Il m'a dit : regarde
일 마 디 허갸흐드
Et surtout prends grade
에 쒸흐뚜 프헝 그라드
C'est fragile et si petit
쎄 프라질 에 씨 쁘띠
Tiens, il s'en fuit
티엉 일 썽 휘
Oh petit, Petit, petit, petit, petit Pinocchio
오 쁘띠 쁘띠 쁘띠 쁘띠 쁘띠 삐노끼오
Désa, désa, désa, désarticulé
데자 데자 데자 데자 띠꿀레
Un pied, un pied, un pied, un pied tout en haut
앙삐에 앙삐에 앙삐에 앙삐에 뚜 똥 오
Et la tête recollée
엘 라 떼뜨 흐꼴레
<반복>
<해석>
가을 님, 난 조금 슬퍼서 마음이 사르르 떨려요
내게 말해 주세요, 가을 님
난 조금 슬프답니다
그래서 끈질기게 간청하는 거랍니다
내게 말해 주세요, 가을 님
떠도는 나뭇잎들 아래엔 무엇이 있나요
작은, 작은, 작은, 작은, 작은
망가진 피노키오
발 한쪽은 높이 들려진 채, 머리는 다시 붙여졌구나
그러나, 그건 멋져요
당신은 가을 님이니 내게 말해 주세요
그 모든 것이 나를 놀라게 하는 군요
당신의 구릿빛 잎새에 묻혀 당신을 따라가고 싶어요
난 그처럼 살면 좋으련만
가을 님은 갑자기 잿빛 벨벳 조끼 단추를 끄릅니다
그는 내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죠
"잘 봐, 그리고 특히 조심해. 이건 연약하고 아주 작단다
저런, 달아나 버리는구나"
출처: 네이버
https://www.youtube.com/watch?v=L7e4xiOsyyg
출처 : 유튜브